인스턴트커피
빠르고 쉽게 끓일 수 있고 오래 보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인스턴트커피는 1901년 일본계 미국인 과학자 가토 사토리가 발명했다. 이후 1938년 스위스의 다국적 식품기업 네슬레(Nestle)가 과잉생산으로 허덕이고 있던 브라질 정부로부터 "커피 재고를 처리할 장기적 방안을 마련해 달라"는 요청에 따라 '네스카페'라는 인스턴트커피를 개발해 대량생산 하면서 빠르게 보급했다.
가토의 방식은 커피 원두를 볶아 이를 냉각/분쇄한 후 증기나 열탕을 통과시켜 커피 액을 추출, 다시 원심분리기에 넣어 입자를 제거하고, 뜨거운 바람으로 건조시키는 것이었다.
인스턴트커피는 1965년에 등장한 동결건조법으로 맛이 크게 향상되었다. 동결건조법이란 수분을 함유한 재료를 얼린 후 압력을 크게 낮추면, 얼음이 액체 상태를 거치지 않고 바로 기체로 변해 제거되는 기술이다. 커피 제조업체들은 커피 액을 뜨거운 바람으로 건조시키는 대신 동결건조법을 적용했다. 즉, 커피 액을 얼린 후 압력을 극도로 낮추면 바싹 마른 얇은 커피 조각으로 변한다. 뜨거운 바람을 쐴 필요가 없으므로 커피의 풍미가 크게 훼손되지 않는다.
인스턴트커피는 카페인 함유량이 높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인스턴트커피가 한 잔당 평균 75mg의 카페인을 함유한 반면, 에스프레소는 40mg으로 그 절반 수준이다. 커피의 카페인은 물과 오래 접촉할수록 많이 녹아 나오는데, 커피 원액을 만드는 과정에서 다른 어떤 방법보다 물과 접촉하는 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소비되는 커피의 대부분이 인스턴트 커피이나 생활 수준이 향상되면서 조금씩 줄고 있는 추세다.
향커피
향커피는 1970년대 미국의 작은 커피 로스터들에 의해 개발되기 시작, 오늘날에는 100여 개 이상의 향커피가 존재한다. 향커피는 특정 향기를 지닌 기름을 로스팅이 갓 끝난 커피 원두에 뿌려 흡수되도록 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향커피는 커피에 위스키를 넣은 아이리시 커피와 같이 알코올이 첨가된 커피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커피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과 젊은 층이 선호하는 달콤한 맛이 나는 향커피 개발이 최근 추세이다.
그러나 커피 애호가들은 커피 이외의 불순한 냄새가 나는 커피를 경멸한다. 오래된 재고 커피를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하다가 만들어진 것이 향커피라는 악평도 있지만, 한국에서는 상당히 오랫동안 그리고 지금도 일부에서는 여전히 향커피를 고급 커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아랍지역에서는 오래전부터 카르다몬을 첨가해 마셨으며, 멕시코에서도 계피 또는 초콜릿을 커피에 뿌려 마시는 전통이 이어져 왔다. 어떻게 보면 카푸치노, 카페라떼 등 우리가 흔히 마시는 커피음료들은 모두 우유라는 불순물이 커피에 섞여 잇는 셈이 아니겠는가.
캔커피
캔커피 뚜껑만 따면 바로 마실 수 있는 캔커피는 1969년 일본 커피 업체 UCC가 처음 고안한 것이다. 캔커피가 일본에서 등장하게 된 데에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발달한 자판기 문화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자판기가 널리 보급되지 않은 유럽과 미국에서 아직도 캔커피가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그러나 아시아에서는 캔커피가 널리 판매되고 있다.
[커피의 모든것 - 김성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