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린저(plunger) 커피
플린저 커피의 원리는 1933년에 발명됐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50년 프랑스 보툼 사가 긴 원통형 유리용기에 둥그런 금속망이 달린 피스톤 모양의 플런저가 달린 기구를 개발하면서부터이다. 보툼 사의 기구가 큰 인기를 끌면서 이제는 프렌치 프레스(French press)라는 이름으로 통용된다. 추출 방법은 이렇다. 굵게 간 커피를 용기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은 후 저어준다. 3분에서 5분간 커피가 우러나오도록 한 뒤 플런저를 눌러 내리면 커피 가루와 우러나온 커피 액체가 분리된다. 필터 방식보다 약간 불편하지만, 커피 기름이 모두 물에 녹아 커피의 맛과 향을 가장 잘 뽑아내는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필터 방식과 함께 오늘날 가장 사랑받는 커피 추출 방식 가운데 하나이다.
퍼콜레이터 커피
한국에서 흔히 사이폰(siphone) 커피라고 알려진 퍼콜레이터(percolater) 커피는 '액체를 거르다' 또는 '(삼투압 작용에 의해 액체 등이) 스며들다'는 의미를 지닌 'percolate'를 어원으로 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쉽게 추출 원리를 이해할 수 있다. 퍼콜레이터는 빨대(또는 사이폰)에 의해 아래위로 연결된 2개의 플라스크다. 이들 플라스크는 빈틈없이 밀착하여 진공상태가 된다. 이 때문에 퍼콜레이터 커피를 배큠(vacuum;진공) 커피라고 부르기도 한다.
물이 담긴 아래쪽 플라스크와 커피 가루가 있는 위쪽 플라스크를 밀착 연결한다. 물이 끓으면서 아래쪽 플라스크 내 압력이 커지고, 압력에 밀려 물은 위쪽 플라스크로 이동하여 커피 가루와 접촉한다. 부글거리며 끓는 커피를 대나무 주걱이나 막대로 저어준다. 커피에 허연 거품이 일 때쯤 불을 끄면 아래쪽 플라스크의 기업이 내려가고, 커피는 아래쪽 플리스크로 이동한다. 아래쪽 플라스크를 분리해 잔에 커피를 따르면 된다.
퍼콜레이터 커피는 우려내는 과정을 볼 수 있으며, 우려내는 동안 구수한 커피 향을 맡을 수 있다는 점이 매혹적이다. 그러나 끓이는 과정에서 구수한 커피 향이 대부분 날아가 버리므로, 정작 마실 때에는 향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아 그다지 훌륭한 커피 추출법은 아니라고 국제 커피 기구(ICO)는 설명한다.
모카-나폴리타나
19세기 프랑스에서 처음 고안된 기구이나 제2차세계대전 이후 이탈리아, 특히 나폴리에서 인기를 끌면서 모카-나폴리타나(Moka-Napolitana), 모카 또는 나폴리타나로 불리게 되었다. 납작한 사다리꼴 또는 반원형 기단부 위에 원통형 커피포트가 부착된 형태로, 한국의 탑 또는 발사대에 놓인 우주선을 연상하면 이해가 쉽다. 기단부와 커피포트는 나사 형태로 꼭 들어맞게 되어 있다. 기단부에는 물이 들어가고, 기단부와 커피포트 사이에 아주 곱게 간 커피 가루가 담긴 바스켓이 있다. 물이 끓으면 기단부 내의 압력이 높아지고, 수증기가 위쪽 커피포트로 이동한다. 수증기는 바스켓을 통과하면서 커피로 바뀌게 된다. 퍼콜레이터와 같은 원리이나, 커피가 위의 커피포트에 그대로 머무른다는 점이 다르다.
이탈리아에서는 모카-나폴리타나가 없는 가정이 없을 정도다. 업소에서 사용하는 크고 복잡한 에스프레소 머신과 같은 수준은 아니지만, 이 기구를 사용하면 그대로 만족할 만한 수준의 에스프레소 커피를 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
에스프레소
이탈리아어로 '빠르다'는 의미를 가진 에스프레소(espresso)는 6g 또는 1티스푼 분량의 다크 로스트 커피 원두를 '에스프레소 머신'이라고 불리는 기계에서, 섭씨 93-96도의 온도와 중력의 8-10배인 높은 압력을 가진 증기가 20~30초간 통과하도록 하여 뽑은 40-50ml 분량의 커피를 말한다. 커피가 50mL를 넘어서는 안 된다. 흔히 '데미타스'라고 부르는 60ml 잔에 서빙한다. 압축된 증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다른 방식으로 추출한 커피보다 맛과 향이 진하다.
[커피의 모든것 - 김성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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