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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의 모든것

사회정의와 커피(3)

by 린단 2022.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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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슬레는 최근 원두 가격의 폭락으로 양질의 원두를 구입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하소연한다. 그러나 로스터들은 여러 지역에서 생산된 커피 원두를 섞는 이른바 블렌딩(blending) 기법으로 자사만의 맛을 유지한다. 원두 처리기술도 발전을 거듭했다. 형편없는 원두도 증기로 찌면 쓴맛이 상당히 완화된다. 로스터들은 질이 떨어질지라도 더욱더 값싼 원두를 찾고 있다. 새라 리를 제외한 4대 로스터 제품의 로부스타 비율은 지난 5년 사이 35%에서 40%로 늘어났다.
 커피를 마시기 위한 과정에서 굶어 죽은 사람이 생겨나고 환경이 파괴되자, 환경보호단체와 사회단체들이 커피잔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커피 소비 운동을 통해 정당한 수익을 제3세계 농민들에게 돌려주는 등 사회정의 실현과 환경 보전이 가능하다는 생각에서다. 이러한 커피는 올바른 목적을 가진 커피라는 의미에서 목적 커피(cause coffee)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제값을 치르고 거래한다는 뜻의 공정거래 커피라는 명칭이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공정거래 커피는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테이크아웃 커피 체인점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고급 아라비카 커피가 소비되는 곳이 바로 이곳이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테이크아웃 커피 업체인 스타벅스는 최저생계 임금을 인부들에게 지불하고, 숲을 파괴하지 않고 재배한 커피 등 사회, 환경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생산한 커피만을 구입한다. 또한 전체 원두의 74%는 장기 고정가에 구입, 농가들이 안심하고 커피를 재배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과 함께 커피 업계에 새롭게 등장한 용어들이 있다. 공정거래 커피, 그늘 재배 커피, 유기농법 커피, 생계유지 커피, 인증 커피 등이 그것이다. 공정거래(fair trade) 커피는 국제공정거래 규정을 지켜가며 재배하고 거래한 커피 원두로 만든 커피를 말한다. 급여가 낮은 아동 노동력을 사용하지 않았으며, 적정 가격을 지불하고 커피 원두를 구입한다는 등의 국제 규정을 준수했다고 확인한 커피 원두라는 의미이다. 유기(organic) 커피는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화학 살충제를 쓰지 않고 재배한 커피를 가리킨다.
 그늘 재배(shade-grown) 커피는 열대우림을 보호하기 위해 나무를 베어내지 않고, 나무 사이에 커피나무를 심은 뒤 그늘에서 자란 커피나무에서 수확한 원두로 끓인 커피이다. 생계유지(sustainable) 커피는 재배 농가가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최저가격을 보장해 주고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인증(certified) 커피는 공정거래, 유기농법, 그늘 재배 등의 기준을 지켰음을 인정해 주는 기관 또는 단체로부터 인증받은 커피를 말한다.

 

 

 

[커피의 모든것 - 김성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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