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의 소비자들이 공정 거래 커피, 유기농법 커피, 공정거래 커피 등 이들 단체의 주장에 공감하고 행동에 나섰다.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는 2001년 공정거래 커피가 점점 더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최저생계비를 지불하고 커피를 구입했음을 인증해주는 트랜스-페어(Trans-Fair)라는 미국 단체의 말을 인용, 공정거래 커피의 소비량이 1999년 200만 파운드에서 2000년에는 2배가 넘는 430만 파운드로 증가했으며, 2001년에는 900만 수준에 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세계적인 구호단체 옥스팜(Oxfam)은 공정거래 커피 판매량이 2001년 12% 늘어났는데, 이는 전체 커피 판매 성장률1.5%와는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높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거대 로스터들도 제3세계 농민을 착취하는 악덕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피하기 위해 공정거래 커피의 비중을 다소 높이고 있다. 그러나 옥스팜은 공정거래 커피가 궁극적인 대안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공정거래 커피의 주종을 이루는 고급 아라비카 원두가 전체 커피 시장의 작은 부분이기 때문에 대다수 로부스타 재배 농민들에게는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 그렇다고 아라비카 재배에 너도나도 뛰어든다면, 아라비카 원두의 가격 역시 폭락할 것이라는 논리다.
왜곡된 커피 시장의 정상화를 위한 궁극적 방법은 무엇일까? 옥스팜은 500백만 백(bag)으로 추산되는 전 세계 커피 재고를 모두 없애버리는 동시에, ICO가 2002년 제안한 커피 품질개선프로그램(CQP)에 미치지 못하는 커피 원두의 수출을 막음으로써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바로잡을 수 있으며 커피 원두의 품질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옥스팜은 엄청난 양의 커피 재고를 처분하는 데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1억 달러의 재원을 부유한 소비국들과 로스터들이 지원해야 한다면서, 이들이 사회정의 실현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옥스팜은 이들의 행동을 이끌어내려면 소비자들이 나서서 슈퍼마켓이건 커피숍에서건 공정거래 커피를 요구하고 구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거대 기업들과 정부가 가장 무서워하는 존재는 결국 소비자이기 때문이다. 커피의 맛뿐만 아니라 커피를 재배하는 사람들의 땀, 커피 생산을 위해 희생되는 환경에 대해서도 한 모금쯤 음미해 보는 것이 어떨까.
[커피의 모든것 - 김성윤]
'커피의 모든것' 카테고리의 다른 글
커피, 편견의 억울한 희생자 (0) | 2022.06.20 |
---|---|
사회정의와 커피(3) (0) | 2022.06.16 |
사회정의와 커피(2) (0) | 2022.06.15 |
사회정의와 커피(1) (0) | 2022.06.15 |
에스프레소_(2) (0) | 2022.06.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