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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의 모든것

커피의 전파 - 이슬람 세계

by 린단 2022.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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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세계
커피의 원산지는 아프리카 북부 에티오피아가 확실시되지만, 오늘날 우리에게 익숙한 커피는 아라비아반도 예멘 지역의 아랍인들이 처음 마신 것으로 추정된다. 커피가 처음 아라비아에 등장한 시기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1997년 아랍에미리트 항구도시 두바이 근처에서 고고학 연구팀이 12세기 것으로 추정되는 커피 원두를 발굴함에 따라, 예멘으로 커피가 도입된 시기 역시 12세기로 보고 있다.


커피를 마시는 습관은 예멘에 있는 도시 아덴의 시민들이 가장 먼저 개발했다. 애초 종교 지도자들은 커피를 종교적인 목적으로만 제한했다. 그들은 모스크에 예배를 드리러 오는 사람들에게 경건한 의식의 일부분으로 커피를 권했다. 한 번 맛본 사람은 누구나 커피를 좋아했고, 더 마시고 싶어 했다. 모스크를 자주 찾는 무슬림의 숫자가 급증했지만, 예배보다는 커피에 관심 있는 자들이 훨씬 많았다. 의사들 또한 각종 질병의 치료제로 커피를 처방했다. 종교 지도자들은 커피의 음용을 제한하려 했지만, 이미 커피가 너무 광범위하게 확산된 상태였다.


커피는 아덴에서 주변 도시들로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15세기 말경에는 커피가 신성한 도시 메카에까지 도달했다. 커피는 곧 메카의 모든 가정과 공공장소에서 흔하게 마시는 음료로 자리 잡게 되었다. 우주에서 떨어진 신성한 돌 '카바'가 있는 메카는 수백 년 전이나 지금이나 이슬람교 최고의 성지(聖地)이자 이슬람 세계의 중심이다. 무슬림이라면 평생 메카로 성지순례를 다녀오는 것이 종교적 의무 중 하나이다 보니 많은 무슬림들이 메카를 찾는다. 메카의 문화적, 사회적 습관들은 메카를 방문하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무슬림들을 통해 이슬람 전역에서 재빨리 유행하게 되었다.


커피가 메카에서 인기를 얻었다는 것은 이슬람 전역을 석권할 날도 멀지 않았다는 의미였다. 커피는 마치 마른 헝겊에 떨어진 것처럼 이슬람의 주요 도시들로 빠르게 번져나가 이슬람 세계를 검게 물들였다. 이슬람이라는 복음을 전파하려는 종교적 열망에 불탔던 이슬람 군대를 따라 커피는 북으로는 유럽 동남부, 서쪽으로는 북아프리카와 멀리 스페인 그리고 동쪽으로는 인도까지 점령했다.


어느새 커피는 중동 문화의 빠질 수 없는 일부분이 되었다. 많은 중동 지역에서 남편은 아내가 원하는 만큼 커피를 제공해야 한다는 조항이 양가 간 혼인서약에 포함되기도 했다. 남편이 자신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지 못할 경우 아내는 이혼을 요구할 수 있었다.

 

 

[커피의 모든것 - 김성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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